알아주기

일에 지치고, 사람에 지치는 날이 많아진다.
일은 그저 일이겠거니 하고 무덤덤하게 하는 내가, 사람을 좋아하는 내가, 일에 지치고 사람
에 지친다.

보다 좋은 일과, 좋은 사람을 향한 열망이 커진 탓이다.
편한 일, 편한 사람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다.

모두를 아우르지 못하는 내 모자람이 여실히 드러난다.
좀 더 담대하게, 하나하나에 마음을 쏟고 싶지만 어렵다.

나이가 조금씩 쌓여가면서 삶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삶에 힘이 드는 만큼, 남이 먼저 나의 이 힘듦을 알아주기를 바라게 된다.

욕심일까? 그렇다.
그게 과욕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아주 잘 알고 있지만 내심 바란다,
누군가 나의 이 힘듦을 알아차리고 위로해주기를,
내 좋은 면을 알아봐주고 격려해주기를,
드러나지 않는 이 애틋한 마음을 알아주기를.

마치 이어지기 어려운 짝사랑과도 같다.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
알아주는 사람은 누군가.

내가 되자.

나의 힘듦을 견디면서 남을 살피는 일은 고되다.
할 수 있는 만큼을 살펴가자.
일과 사람을 살펴가자.

일과 사람으로 나를 벼리다가 내가 부러지면 어쩌지.
작은 위선자의 몰락으로 남겠지.

그럼에도 얕은 위선이나마 세상에 전하기 위해,
막대한 기계더미 속에 파묻혀버리자.
오기를 부리면서 마음껏 옥죄게 두자.

세상은 나 같은 도라이 하나쯤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겠지만,
자취 하나쯤은 남기고 떠나겠다.

일과 사람으로 끝없이 나를 벼리면서, 글을 남기겠다.
시덥잖은 잡글을 하나씩 모아서 삶이 왜 이렇게 힘든지를 남기겠다.
세상이 왜 이렇게 두렵고 퍽퍽한 것인지를 남기겠다.
지침을 기꺼이 견디고 글을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