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메모 (1) 뉴욕




































































언젠가의 뉴욕. 장거리비행으로 한국 탈출.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인터넷으로 훑어보았다. 너무나 많다.
여행은 대개 즐기려고 가는 건데, 직업병인지 여행을 답사로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끊임없이 수정되는 계획표, 그에 따라서 끊임없이 진행되는 숙박, 이동, 입장권 등의 예약.
미국은 강렬했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온갖 자극이 내게 밀려왔다.
공항 초입에서의 긴장부터,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 어디서나 들려오는 전 세계의 언어들, 끝이 보이지 않는 빌딩의 숲, 초호화 명품 매장이 즐비한 거리 바로 옆에 있는 차가운 공기의 위험 지대까지.
한국에서는 생존이라는 단어를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나는 왜 키가 이렇게 작아보일까. 몸이 너무 약해보이는데. 이미지가 너무 수수해서 얕잡아보일 것 같은데. 어딜 가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일주일 남짓 느낀 이 공포는, 인간에 대한 섬세한 이해보다는 윤이라는 한 사람의 주체성을 그 어떤 방식보다 빠르게 확립하는 기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삶을 다른 누가 살아주지 않는다. 오롯이 나의 몫.
치열하게 살아가는 일이 가끔은 버겁게 느껴져도,
스스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그 과정이 나와 내 주변을 바꾼다.
바꿀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