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메모 (4) 사할린









































언젠가의 사할린. 내 시야 바깥에 있던 먼 곳.
오래 전 연해주라 불리는 러시아 극동지역을 다녀온 적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 등 책에서나 보던 이름의 도시에 가서 한인의 흔적을 찾고 한인의 후손분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의 강렬한 인상 때문에, 대학원의 길로 들어섰다.
잊혀지고 있는 땅과 사람들. 피상적으로만 감각하는 우리의 뿌리.
이해득실의 문제를 떠나 그저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그때 사할린은 내 시야에 없었다. 무지의 소치.
조금씩 공부를 해나가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사할린에 많은 한인분들이 계시다는 것도, 그만큼 많은 비극이 있었다는 것도.
기회가 닿아 사할린 땅을 밟았다.
한인분들을 뵙고 인사드렸고, 그분들의 삶을 조금 들여다보았다. 비극이 일어난 곳들도 둘러보았다.
선선한 날씨 만큼 마음이 차분했다.
내가 느낀 감정은 슬픔도 동정심도 기쁨도 안타까움도 즐거움도 아니었다. 감사함.
선생님들께서 쉽지 않은 삶을 강인한 의지로 견뎌오고 계셨군요.
저도 용기를 내어 제 삶을 잘 다듬어 글을 쓰겠습니다.
고리타분한 단어가 되어 버린 ‘희망’. 사람이 살아온 족적에서는 언제나 그 희망이 보인다.
비극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보였던 사할린에도 희망이 거대한 뿌리를 내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