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메모 (3) 런던, 브라이튼










































































































언젠가의 영국. 구미권 여행 메모 3부작의 마지막.
외국, 특히 슈퍼파워라 일컬어지던 나라들의 수도를 가보면, 나와는 다른 이질적인 덩어리가 있다.
그들의 그룹, 그들의 문화와 자부심, 그들의 삶은 나의 그것과 어떤 것이 같고 다른가를 궁리하게 한다.
내것에 대해 궁리하게 한다. 나의 국뽕이란.
영국도 마찬가지. 자체 개발 유산(?)이든 약탈 유산(!)이든, 그것에 기반을 둔 그들의 잠재적 힘은 인정해야 한다.
대학 도서관에 아무나, 그 어떤 신분증 검사도 없이 둘러보게 하는 저 오만한 여유.
루브르도 약탈 유물이든 뭐든 입장료를 받으면서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를 하는데,
그에 필적하는 유물들을 소유한 영국박물관의 무료 입장 정책.
밖에서는 나름 따뜻한 동네 아저씨지만, 축구장 안에서 만큼은 서슴없이 욕을 내뱉는 호전적인 전사.
뽐내려 하지 않는 듯하지만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자신감과 패기.
이게 현재는 한물 갔다고 여겨지는 슈퍼파워의 내재된 힘일까.
영국의 평야와 바다는 광활하다.
지평선과 수평선을 나란히 보고 있으니, 이 광경을 보고 자란 수많은 영국의 인민들이 어떤 문화를 쌓아왔을지를 생각했다.
수많은 언덕들을 넘나드는 양치기와 마을사람, 모험가와 영웅, 전령과 군대, 멀리 보이는 요새와 성곽, 적막한 비밀의 숲에 감춰진 잔혹하지만 매혹적인 이야기들, 그 숱한 이야기를 전하는 음유시인…
다채로운 삶의 기록들을 캐내어 역사로 묶는 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명하는 것보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더 낫게 할 수 있을지를 궁리하게 하는 실마리를 던지는 것.
그간의 여행은 퍽 즐거웠으나 마음은 그리 가벼워지지 않았다.